민사소송 이길 수 있을까? 소송 전 체크리스트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소송 관련 콘텐츠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민사소송을 준비하거나 민사소송의 피고가 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으실 걸로 압니다. 저는 여러 번 직접 민사를 진행해 보면서, 깨달은 바가 있어서 여러분께 그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합니다. 

"이 소송 이길 수 있을까요?"

이건 소송대리인이나 주변에서 답해줄 수 있는내용이 아닙니다. 다만, 민사소송은 증거로 진행되는 서면재판의 경향이 크기 때문에 증거에 대해서 확보할 수 있다면 승소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이지요. 무조건 이기게 해 준다는 분들은 제발 거르세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증거 없이는 재판관 할아버지가 와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럼 이제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사건의 발단이 된 정황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것은 증거로서 설명되어야 하고, 소송대리인이 직접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본인이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서면으로 된 증거가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이길 확률이 올라가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계약을 했는데, 상대방이 잔금을 주지 않는다면 쌍방의 날인이 완료된 계약서와 현재까지 지급받은 은행의 지급내역 확인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보통의 경우 계약이 적법한 것으로 확인되면, 잔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 명백하므로, 납품 내역에 명백한 하자가 없다면 이것만으로도 승소할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 지급을 하지 않는 사유를 명시한 서류가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상대가 납품한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 주문한 수량과 맞지 않는 경우는 지체하지 않고 그 내용을 이메일이나, 팩스 등 서면으로 상대에게 송부하여야 부당하게 값을 치르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두번째, 상대방이 한 발언들을 서면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문자, 카카오톡 캡처 등은 모두 증거로 채택이 됩니다. 그리고 통화녹음한 내용을 속기사사무실에 맡겨 속기사가 문서로 변환하게 되면 이것도 서면자료가 됩니다. 우리나라는 상대방의 동의 없는 녹취는 증거채택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내가 그 대화의 당사자라면 가능합니다. 그래서 법적 다툼이 예상되는 대화라던가 통화는 녹음을 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에 의한 이행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상대방의 요구사항이 계약서에 없거나, 계약에 명시된 내용보다 더 많이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문자, 이메일 등 증거가 될 만한 방법으로 요청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에 하나, 분쟁에 발생하였을 경우 계약에 없는 내용을 추가로 요청한 내용이 우리가 주장하는 것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힘을 실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례로, 어떤 사건에서, 발주처 담당자가 원하는 바를 현장에 와서 구두로 이야기했고, 이것에 대한 추가 금액을 요청한 공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주처 담당자는 이를 부인했고, 추가로 공사를 요구했다는 어떤 증거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현장감정을 통하여 변경된 부분을 찾고자 하였으나, 이미 공사가 마무리된 뒤이고, 현장에서 마감에 의해 추가 공사 내용들이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어느 쪽의 책임인지 불분명한 하자들을 모두 공사업체에게 뒤집어 씌우는 발주처의 행태로 인해서 받을 수 있는 추가공사 금액들이 상당 부분 감액되어 오히려 손해를 본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요구사항들은 서면으로 받기를 권장 합니다. 

 

 

세 번째, 내용증명을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내용증명은 그 자체로는 법적효력이 없지만, 법정에서 그 내용에 상대방에게 도달했다는 즉, 상대가 내용증명을 수취한 것으로 된 이상 그 내용을 "몰랐다"라고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기한의 정함이라던가, 어떤 행동을 요구할 때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면 내용증명을 보내 그 내용을 공유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네 번째, 변호사 선임 전에 직접 서면을 작성해 보세요.

 

많은 분들이 변호사를 선임하면 무조건 재판에서 유리한 것으로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다투는 사안이 복잡하거나, 법리적인 해석이 복잡하게 필요한 경우가 아닌, 위의 세 가지를 통해 명백히 사건이 정리되는 경우에는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직접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 판결을 하시는 판사님들도 결국 사람입니다. 상황이 좋지 않고, 간절하여 직접 출석한 당사자와 기본적으로 550만 원이 넘어가는 금액을 지불하고 변호사를 사서 재판에 대신 출석하게 하는 당사자의 말을 들을 때 어떤 감정이 발생할지 생각해 보세요. 답변서나 준비서면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어떤 변호사도 여러분의 준비서면을 하나부터 열까지 대신 작성해주지 못합니다. 변호사의 역할은 물론 큽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집안의 전구를 갈기 위해 전기 전문가를 비싼 돈을 내고 부르지 않듯이 마찬가지로 자신이 있고 명확한 싸움에서 굳이 패닉에 빠진 상태로 변호사를 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직접 작성해 보면, 내용도 정리되고 상대방의 의도도 어느 정도 짐작이 될 것입니다. 변호사 선임은 그러한 작업을 해 본 뒤 해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재판을 유리하게 할 수 있는 준비작업을 알아봤습니다. 적어두고 보니, 생각보다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네가지를 재판을 목전에 두기 전에 미리미리 실행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처음 3가지는 항상 모든 일을 진행할 때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재판은 최후의 수단이지만 그만큼 정확하고 강력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법치국가인 우리나라에서 폭력이나 협박은 범죄이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재판이기 때문에 이 내용을 항상 생각하시고 행동에 실천하신다면 모든 일에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